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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칼럼

이스트시큐리티 보안 전문가의 전문 보안 칼럼입니다.

‘빅브라더’는 정보를 소유하고 감시해 사회를 통제하는 세력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모든 것을 보고 듣는 특권 집단이 사회를 지배한다는 줄거리의 소설 ’1984’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최근 들어 부쩍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체계화된 정보가 늘어나고 그 정보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집중되면서 작가가 1949년에 상상했던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일’이 점차 현실에서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보자면 IT 인프라가 어느 정도 발달한 나라에서는 이미 그런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교통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면 개인의 위치추적이 가능하고 도시의 모든 곳에는 CCTV가 있으며 개인의 신용카드 사용내역, 통화내역, 이메일 사용기록이 각 서비스제공자들의 체계화된 데이터베이스에 모두 기록되고 백업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데이터베이스 대부분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접근권한만 가진다면 특정인이 어디에 살고, 누구와 친하며 좋아하는 음식, 최근의 관심사와 활동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현재 이런 정보들은 실제 범죄수사나 실종자구조 등 사회가 용인하는 범위 내에서 유용하게 활용 되며 개인을 추적하고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정보가 악용되거나 잘못된 접근권한을 허용했을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지를 반증합니다.


따라서 개인의 행적을 포함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잘 지키는 것은 단순히 보안기술의 고도화를 넘어 전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 그리고 강력한 정책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든 스마트폰에 고해상도 카메라와 GPS 수신기가 탑재 된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구글글래스’라는 컴퓨터가 등장했는데, 어떤 상황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기록되는 정보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규칙은 커녕, 아직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만이 있을 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정보통신망법을 개정, 개인정보보보호법을 신설했고 유럽연합은 잊혀질 권리를 법제화하는 등 국가마다 나름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빨라서 정보처리를 통제할 수 있는 법률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충분히 우려할 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 정직과 신뢰를 매우 중요시하는 나라인 미국에서 큰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한 남성이 ‘정부가 민간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남성은 미국 정보기관이 전화와 컴퓨터 망을 도청하고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엄청난 개인정보가 보관된 서버에 직접 접속해 정보를 조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을 관련 기밀문서와 함께 언론에 폭로했습니다.


‘정보기관이 정보를 모았다’라고 하면 얼핏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일은 정보기관이 적법한 절차로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 목적의 정보수집을 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활동정보를 언제든 직접 접속해 마음대로 열람할 수 있게 했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에 일부 미국인들이 해당기관과 대통령에게 공분을 표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유럽연합도 불법적인 정보수집이라며 미국에 강력하게 항의를 했습니다.


빅브라더 논란은 결국 현실화되었고 실제로 많은 정보들이 의도하지 않은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정확히 누가 잘못한 것인지 집어 말할 수도 없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테러/범죄예방, 사회안정, 국가기밀 보호,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 알 권리 등 수 많은 법익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환경을 잘 헤쳐나가려면 정보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고민도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보사회에 속해있는 이상 앞으로 계속될 정보보호 문제들을 피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정보가 잘 통제되고 보호될 수 있도록 다함께 정보보호 의식을 높일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